일본에서 십년 넘게 있으면서 다녔던 한 회사가 진보쵸 근처에서 점심 시간대에 밥먹으러 가며 지나쳤었죠. 우리나라 헌책방이 쇠퇴하듯 진보쵸도 쇠퇴하는 중이에요. 책읽는것도 예전 만 하지 않고 다들 출퇴근 시간에 스마트폰 삼매경이죠. 책으로 된 주간 만화책조차 판매에 어려움을 느낀다고 합니다. 시대가 변하면서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추억이 사람들 마다 하나씩 있게 마련인데 , 보내줄건 보내고 새로운걸 받아들여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추억을 좋아하다 너무 놓아주지 못하면 좋게 말해 아날로그 감성, 나쁘게 말하면 발전없이 고인물이 되고 말지요. 2008년 대학졸업하고 일본에서 회사생활 시작할때만 해도 제게 있어 우리나라보다 일본이 선진국이란 이미지를 가졌고 그렇게 믿었는데 거기서 있으면서 빠르게 변화하는 한국의 발전속도와 정체된거만 같은 일본의 발전속도를 실감하고, 과거에는 우리가 늘 일본에 대해 의식하고 말해왔다면 어느 시점부터 일본인들이 한국에 대해 말하는 빈도가 늘어나는걸 보면서 .. 그리고 현재는 서울에 돌아와 있는데 어느덧 늘 쫓아가던 나라가 이제 상대가 쫓아오는 나라로 변한걸 보면서 진짜 격세 지감을 느낍니다. 전 저 동네 진보쵸보다 오챠노미즈역에서 스이도바스역쪽으로 걷는것 좋아했었네요. 츄오센 타고 칸다가와 풍경보는것도 좋았고요. 그러고 보니 제가 아직 20대일 무렵 저처럼 한국에서 와서 꽃관련 일을 하던 몇 살 많던누나랑 저 근처에서 데이트도 했었네요.
일본일주 두 번... 한달살기 5번... 한 3-400박 했나? 그 중 100박 정도는 도쿄에서 한 것 같은데... 진보초는 7월에 처음 갔음... 그냥 예전 신촌이나 동대문처럼 헌책방 거리인 줄 알았는 데... 의외로 아키바처럼 오타쿠들 거리였음... 일본에선 츠타야나 마루젠처럼 펜시한 서점들 밖에 못 봤는데 의외로 삼성당이라는 번듯한 서점도 있고... 한 20년 전 교보문고 보는 느낌... 그것 말고도 한층 전체가 버스나 전철로 채울 정도로 매니악한 서점들도 많고 흔히 쇼와시대라고 불리는 일본의 버블시대 유물(?)들도 많고... 제대로 다 볼려면 하루가 모자랄 듯... 구석 구석 사람들 2-30명 모여 있는 식당 카페들도 많이 보였음...
토쿄에서 살던 시절 진보쵸는 늘 가고 싶은 곳이었습니다. 한달에 한번은 들른 것 같은데, 수십번은 다녀온 것 같은데, 다녀오고 나서도 다시 금방 그리워지던 곳. 그리고 가면 보물을 들고 돌아올 수 있는 곳. 그러고 보니 시가 나오야도 진보쵸에서 사서 읽었습니다. 그리고는 문득 키노사키 온천에 가고싶어져, 고등학교 동창들에게 연락해 함께 다녀왔었지요. ㅎㅎ 옛날 생각이 나네요.
맞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무엇을" 잃어버렸는지 모르기 때문에 헤매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