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가살이 어린남매를 지켜주던 찬모할멈... 그녀에게 숨겨진 진짜 비밀은 ? | 야담 | 옛날이야기 | 민담 | 오디오북

조은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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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만 더… 해 뜨기 전에 끝내야 한다."
동트기 전 새벽, 뒷간에 가던 일곱 살 은호는 우물가에서 들려온 그 목소리에 발을 멈췄습니다.
늘 듣던 할멈 목소리가 아니라, 사내처럼 굵고 낮은 소리였지요.
머릿수건을 벗은 찬모 할멈이 우물물에 얼굴을 비춰 보며, 작은 칼로 거뭇한 턱수염을 깎고 있었던 것입니다.
은호는 숨소리도 못 내고 방으로 달려와 네 살 동생을 흔들어 깨웠습니다.
"은솔아, 은솔아… 할멈이 뭔가 이상해…"
두 해 전 어머니를 여의고 북촌에서도 손꼽는 판서 댁 외가에 맡겨진 남매 곁을 지켜 준 건, 석 달 전 부엌에 새로 들어온 그 할멈 하나뿐이었지요.
그런데 그날 아침 밥상머리에서, 외숙부가 수저를 내려놓으며 말했습니다.
"너희 애비가 함경도에서 붙잡혔다. 패물 들고 달아난 그 도둑놈이 곧 한양으로 끌려올 게다."
헌데 그 말을 듣는 할멈의 얼굴은, 어쩐지 남의 일을 듣는 사람 같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