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십해 만에 제 논에 물이 찼는데, 물꼬에는 호미 한 자루가 꽂혀 있었습니다 | 야담 옛날이야기 민담 수면동화 오디오북

뒤웅박야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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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팔자 뒤웅박 팔자라 했지요. 이 채널의 여인들은 그 팔자를 제 손으로 뒤집습니다.

솔재 마름 민씨의 논은 고을에서 가장 아랫자리였습니다. 물은 위에서부터 내려오고, 윗논이 다
차고 남은 것이 흘러 내려와야 민씨 차례였지요. 삼십해 동안 그랬습니다.

그해 봄은 비가 없었습니다. 봇도랑 물이 손가락 두마디밖에 안 되던 해에, 민씨가 바로 윗논
며느리를 불러 세우고 이렇게 말했어요.

네 논에 물을 대려거든, 내 논부터 대라.

될 리가 없는 말이었습니다. 물이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는 것은 그 고을에서 아이도 아는 것이니까요.
그런데 며느리는 따지지도 않고 대들지도 않고, 그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리 하겠습니다.

사흘 뒤, 민씨의 논에 물이 가득 찼습니다.

평생 바라던 일이었지요. 그런데 민씨는 논둑에 서서 그 물을 내려다보며 얼굴이 굳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논으로 물이 들어오는 물꼬에는, 호미 한 자루가 날을 세우고 꽂혀 있었어요.

호미는 물을 막는 연장이 아닙니다. 자루 옆으로 다 새 버리거든요. 물길을 내는 연장도 아니었습니다.
물길은 이미 나 있었으니까요.

그 호미는 막는 것도 아니고 내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저 꽂혀 있었습니다.

00:00 이야기의 시작
02:17 물이 찬 논
13:02 사흘 전
24:47 그 전날
35:14 작년 그 여름
43:50 삼십해 전
52:19 다시 그날 저녁

이 이야기는 채널 운영자가 창작한 것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는 관계가 없습니다.
다만 이야기 속 물 대는 법은 실제로 전해지는 것입니다. 위 논의 물 빼는 물꼬가 그대로 아래 논의
물 대는 물꼬가 되기 때문에 아랫논은 해마다 늦었고, 그래서 물꼬 싸움이 끊이지 않았지요.
그 다툼을 없애는 길이 「보에서 가장 먼 논부터 대는 것」이었다고 합니다.

고단한 하루 끝에 이야기 한 자락, 뒤웅박야담입니다.